사이버 공격: 국가의 적은 내가 될 수 있다

도서명 : 사이버전의 모든 것

작가명 : 박동휘

기간 : 2023/03/05 ~ 2023/03/07

출판사 : 플래닛미디어

 

2005년 에스토니아 정부는 법적으로 유효한 인터넷 기반 총선거를 시행한 최초의 국가였다. 인구의 절반 이상이 인터넷 뱅킹을 사용하고, 온라인을 통해 언제든 99% 이상의 공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IT 강국이었다. 이러한 에스토니아를 국제적으로 'E-stonia'로 부를 지경이었다. 사이버 의존도가 남달리 높았던 에스토니아를 향한 2007년 러시아의 전면적 사이버 공격은 대재앙으로 다가왔다. 정부의 주요 웹사이트는 위·변조 공격을 받아 심하게 훼손당했고, 주요 인사들의 이메일 보관함은 스팸과 피싱 메일로 넘쳐났다. 정부 기관, 언론기관, ISP(인터넷 서비스 제공 회사), 학교, 통신사 그리고 민간 회사의 웹사이트까지 공격을 피해갈 순 없었다.

 

인간과 인간, 인간과 사물, 사물과 사물 모든 것이 이어진 시대에 대한민국이 IT 강국이란 사실은 우리에게 편안한 삶을 보장해 줄 것만 같다. 업무 환경부터 휴식 공간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일상은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다. 하지만, 앞선 에스토니아 사례와 같이 이러한 영향력이 우리에게 피해로 다가온다면 감당할 수 있겠는가? 초연결 시대,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안전한 국가와 집단, 개인은 없다.

 

‘사이버전의 모든 것’에는 역사적으로 굵직했던 사이버 공격 사례들을 다룬다. 사건의 배경부터 참혹한 결과까지 몰입하여 읽다 보면 거대한 사이버 세상에 경외감마저 느껴진다. SF 영화 속 거대한 외계 우주선이 지구를 침략하는 장면이 떠오른다. 이런 상황 속 우리 개인이 취할 수 있는 최선책은 무엇일까. 최대한 멀리 도망치기? 맞서 공격하기? 할 수 있는 일이 있긴 할까? 나는 이번 역사 속 사이버전 여행을 통해 우리 개인의 중요성을 크게 느꼈다. 그렇다 아이와 어른, 학생과 교수, 남자와 여자 우리 ‘개인’ 말이다. 물론 개인이 맡은 역할과 임무에 따라 갖춰야 할 마음가짐이 달라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사이버 세상에 발을 들여 방대한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주체는 나 자신이다.

 

북한이 2000년대 후반부터 대한민국의 기간시설과 행정부, 군, 은행 그리고 국가 지도층을 공격해왔다는 사실은 거의 모두가 알고 있다. 그중 몇몇 사건들만 살펴보아도 내가 얘기하는 개인의 중요성이 와닿을 것이다. 2014년부터 이루어진 한국수력원자력 해킹 사건을 기억하는가? 한수원 임직원 주소록과 전화번호부, 원전과 관련된 도면 그리고 원전 운영 프로그램 화면 등의 민감한 파일이 북한세력으로 의심되는 집단에 의해 외부에 공개되었다. 이 중 발전소의 배관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고, 500만 개의 부품이 서로 어떻게 맞춰져 있는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원전관리 프로그램 사진은 단순한 정지 화면 사진조차 공개되어서는 안 되는 민감한 자료였다. 2011년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직관한 우리로서는 아찔한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원인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었다. 한수원 관계자들과 협력업체 직원들이 수신한 악성 메일이 그 시작이었다. 공격자는 특정 목표 집단에 속을 만한 문구를 들이밀며 악성 코드가 들어있는 첨부파일을 메일에 링크시켰다. “비밀번호가 유출되었으니 확인 바란다.”와 같은 내용의 메일을 의심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개인의 보안 의식 부족이 국가 기반시설에 대한 공격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

 

우리는 모두 개인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국가 안보로 직결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나의 소홀한 안보의식과 사이버 보안에 대한 인식이 자칫 대한민국의 근간을 흔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인간이 존재하는 한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한 사회공학적 공격 기법은 없어질 리가 없다. 누구나 의심되는 이메일은 함부로 열거나 첨부된 파일을 다운로드 및 설치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개인은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 또는 스마트폰 등의 IT 장치들에 있는 운영체제와 소프트웨어를 늘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해야 한다. 공격자들은 일반인들의 귀찮다는 핑계를 악용하여 사이버 공격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거대한 사이버 세상을 잘 활용하는 방법은 자신을 잘 지키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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